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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충무로] 필동면옥 - 남북정상회담이 뭐길래

Kanna Kim 2018. 4. 27. 18:09

방문일 : 2018년 4월 27일


오늘부로 2018년 제3회 남북정상회담이 시작되었습니다.

김정은은 문 대통령에게 대접할 옥류관 평양냉면을 가지고 왔다고 했습니다.

그것도 무려 소속 요리사와 제면기까지 들고요.


(JTBC 뉴스 캡처)


이 뉴스가 하필 점심시간에 임박하여 송출되었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럼 오늘 점심은 냉면이지!"하는 사람들이 많았나봅니다.

사람마음은 다 똑같은지 저도 그 생각을 했고요.(사실 원래부터 평양냉면을 좋아했지만...)

SNS 등지에서도 오늘따라 안그래도 줄이 길던 냉면집이 4월인데도 정말 길어졌다는 제보가 들려왔고요,

이건 오늘 들른 필동면옥에서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실 원래는 을지면옥이나 장충동 평양면옥을 주로 다니고, 필동면옥은 들러야지 들러야지 마음만 먹고 정작 가보지는 않은 집입니다.

그럼에도 오늘 필동면옥으로 간 것은, 순전히 필동면옥 방향으로 가는 버스가 가장 빨리 왔기 때문...

그리하여 도착하니 냉면집 앞에 길게 들어선 걸 보고 놀랐습니다.

아 이 사람들 다 남북정상회담 보고 평양냉면 먹으러 왔구나... 하고.

원래 유명한 집이기도 하고 게다가 서울 도심인지라 오피스가 많아 사람들이 많이 모인 것 같습니다.

다행히 냉면집인지라 회전이 빨라 줄은 금방 빠지는 편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제 뒤의 줄은 제가 도착할 때보다도 더 길어졌습니다.

근데 그것보다도 더 놀라웠던 점은...


이 광경을 KBS 뉴스에서 촬영하러 온 것입니다.

KBS면 분명 여의도라서 여의도 정인면옥이 가장 가까운 집일테고, 여의도와 충무로는 그다지 가까운 거리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게로 온 것은, 분명 기자가 이 가게를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합니다.

이 냉면집도 매니아가 많은 집이니까요. '필뽕'이라나 뭐라나.

이렇게 기다리다가 2층의 1인석에 안내받고 계단을 올라갔더니... 하필 카메라를 등진 자리.

카메라맨과 기자라는 세트.


면수 받아들고, 혼자 왔으니 수육을 시키기에는 지갑도 부담되고 제 배도 부담되기 때문에 냉면(11,000원)만 주문.

가격이 1-2년마다 천원 오르내요. 서울 올라왔을때(2013년)에는 9,000원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의정부 평양면옥 계열의 냉면이기 때문에 을지면옥과 같이 얇은 면과 투명한 국물, 파고명, 돼지와 소 꾸미, 그리고 고춧가루가 나옵니다.

국물 색은 을지면옥보다는 조금 더 진한 편이고, 슴슴한 맛에 파맛 고추맛 고추가루맛이 어우러져 제가 좋아하는 국물 맛을 냅니다.

면은 의외로 탄력이 있는데다가 얇아서 후루룩 당기기가 좋습니다.

하필 사랑니를 뽑고 얼마 안 지났기 때문에 한쪽 입으로만 즐기기에는 아쉽더군요.

꾸미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충동보다는 적은게 아쉽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취향에 딱 맞는 냉면이더군요.

논현동 평양면옥, 장충동 평양면옥에 이은 세번째라고 해야하나.

원래는 을지면옥이 세번째였는데 여기를 같은 계열이 이겨버렸습니다.


이렇게 냉면을 먹으면서 주위를 둘러보면 카메라맨이 냉면집 전체 풍경을 촬영하고 있고 허가를 받아 인터뷰를 합니다.

제 옆에 있는 직장인 두분도 인터뷰를 하려다 거절당하고, 나는 뭐 혼자 먹는데 따로 촬영을 하겠나 싶었는데...

촬영 요청이 들어오더군요.

지금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해 평양냉면집에 몰려든 사람들을 취재하고 있는데 혹시 인터뷰 요청을 할 수 있겠냐 물어보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촬영에 응해도 괜찮지 않았을까? 간단히 말하면 될텐데?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순간에는 떡진 머리+사랑니로 인해 얼굴이 부음+안경테가 부러져서 예전 안경을 쓰고 있음+방송이 부담된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죄송합니다 하고 거절해버렸습니다.

두번 물어보시는데 간곡히 거절했습니다.

뭐 그러다가 다른 몇 분 인터뷰하고 역시나 점심시간인지라 촬영을 멈추고 같은 팀끼리 식사를 하더군요.


사실 TV방송 나가는 것을 원래 꺼리지는 않았는데, 

한 5년전에 MBC 나혼자산다에 당당히 씹덕 인증을 하게 된 계기로...(인터넷 돌아다니다 보면 사진 있음)

공중파 나오는 데에 좀 꺼려지는 게 생기더군요.

뭔가 이렇게 얼굴을 팔리고 싶지 않다 이거 같은데, 생각해보면 뉴스 취재 같은 경우에는 해보면 재밌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그리하여 잘 먹었습니다.

맛있게 먹었고, 다음에도 또, 자주 갈 의향 있습니다.

아무튼 남북정상회담 잘 끝나길 빕니다.


그러니까 옥류관 서울점 빨리 개점 좀...


(위치)


P.S. 결국 출연... 

박수와 탄성…시민들 뜨거운 관심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64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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